(경인미래신문=민경호 기자) 경기도 제조기업의 디지털 전환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인공지능(AI)을 생산설비와 결합해 실제 공정을 제어하는 ‘피지컬 AI’ 도입률은 12.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연구원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피지컬 AI 시대, 제조업의 현실과 경기도 대응 전략’ 보고서를 발간하고 경기도가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제조 데이터와 실증시설, 기업 지원, 인재양성을 연결하는 통합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피지컬 AI는 인공지능이 글이나 이미지를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 로봇·기계·자동차 등과 결합해 현실을 인식하고 판단한 뒤 직접 움직이는 기술이다.
제조 현장에서는 제품 불량을 판별하고 설비 고장을 예측하거나 로봇 작업과 생산공정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제조업 DX 77.5%지만 피지컬 AI 도입은 12.5%
경기연구원이 스마트공장 기초 단계 이상 제조기업 200개사를 조사한 결과, 제조공정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DX)을 추진한 기업은 77.5%로 집계됐다.
시스템별 구축률은 생산관리시스템(MES)이 92.9%로 가장 높았고,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도 79.4%에 달했다.
제조기업의 개별 시스템 단위 디지털화는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AI 기술을 생산설비에 결합해 검사·이동·공정관리·최적화 제어 등에 활용하는 피지컬 AI 적용 기업은 전체 조사 대상의 12.5%에 머물렀다.
현재 피지컬 AI를 활용하는 분야는 사물이나 제품을 판별하는 인식 기능이 96.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예측 56.8%, 자동화 36.8%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앞으로 3년 이내 피지컬 AI를 새로 도입하거나 기존 활용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기업은 37.0%로 조사돼 관련 기술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생산 데이터 AI 활용 1.5%… 컴퓨팅 기반도 부족
생산 데이터를 AI 학습과 공정 최적화로 연결하는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생산 데이터를 MES·ERP와 연동해 관리하는 기업은 44.0%였지만 해당 데이터를 AI 학습과 공정 최적화에 활용하는 기업은 1.5%에 그쳤다.
AI 학습과 시뮬레이션에 필요한 고성능 컴퓨팅 환경을 갖춘 기업도 2.0%에 머물렀다.
기업들이 피지컬 AI 도입을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품질 향상과 생산성 증대였다. 조사 결과 품질 향상을 선택한 기업은 74.0%, 생산성 향상은 73.5%로 나타났다.
반면 피지컬 AI 도입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는 초기 투자비 부담이 69.7%로 가장 높았다. 기존 생산설비 교체 부담도 50.3%에 달해 기업의 투자비를 낮추고 기존 설비와 새로운 AI 기술을 연계하는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 49% “기술 신뢰성과 안정성이 투자 결정 좌우”
기업이 피지컬 AI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조건은 기술의 신뢰성과 안정성으로, 응답 기업의 49.0%가 이를 선택했다. 기존 생산설비와의 호환성도 35.0%를 차지했다.
기업의 41.5%는 피지컬 AI 투자비를 2~3년 이내에 회수하기를 기대했다.
이에 따라 실제 제조 현장에서 기술의 성능과 경제성, 기존 설비와의 호환성을 함께 확인할 수 있는 실증사업이 확산의 핵심 조건으로 제시됐다.
피지컬 AI 운영인력은 신규 채용보다 기존 근로자를 활용하려는 수요가 높았다. 조사 기업의 79.0%는 기존 인력을 재교육한 뒤 새로운 업무에 배치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기업이 기대하는 피지컬 AI 도입 효과에서도 숙련공 보조와 노동강도 완화가 44.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피지컬 AI가 현장 인력을 대체하는 수단보다 숙련 근로자의 업무를 지원하고 작업 부담을 줄이는 기술로 인식되고 있다는 의미다.
경기연구원 “산업단지 중심 제조 AI 통합 지원체계 필요”
경기연구원은 경기도 주요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제조 데이터 플랫폼과 피지컬 AI 실증 테스트베드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도체·자동차·기계 등 업종별 제조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실제 생산현장에서 성능이 검증된 기술을 바우처와 컨설팅, 시험·인증, 투자 지원사업으로 연결해 도내 기업으로 확산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기업의 현장 문제 발굴부터 기술 실증과 사업화, 피지컬 AI 전문기업 육성, 기존 근로자 재교육까지 연계하는 통합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영임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피지컬 AI 확산의 핵심은 개별 로봇이나 장비의 도입이 아니라 데이터와 생산설비, 공급기업, 현장인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도는 국내 최대 제조업 집적지를 기반으로 기업의 현장 문제 발굴부터 실증·사업화, 전문기업 육성, 재직자 역량 강화까지 연계하는 통합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