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미래신문=민경호 기자) 감사원(원장 김호철)에 블랙박스 영상이 경찰의 교통사고 처리 기록과 다르다며 확인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했지만 감사 권한 밖이라는 취지로 두 차례 종결해 논란이 일고 있다.
법원도 경찰이 조사한 내용과 다른 판단을 했지만 감사원이 민원의 핵심 쟁점을 외면하고 구체적인 확인이나 설명 없이 종결 처리를 반복하면서 정부의 민원·감사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관련 기사: 경인미래신문 7월 16일 자 ‘공수처, 감사원·권익위 민원 처리 논란…고소·고발해야 검토’)
이번 민원은 2024년 2월 발생한 교통사고에서 비롯됐다.
민원은 경찰 기록에 기재된 '포터 정차 중', '신호등 없는 교차로', 차량 진입 순서 등의 내용이 이후 나온 법원 판단과 블랙박스 영상에 부합하는지 확인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블랙박스 영상을 누가 언제 확인했는지, 기록 작성자와 검토자·결재자는 누구인지 밝히고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한 기록을 정정해 달라는 등의 민원을 제기했다.
이어 사고 과실을 다시 판단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법원 판단 및 블랙박스 영상과 다르게 보이는 경찰 기록이 어떤 근거로 작성됐고, 왜 수정하지 않은 채 유지되고 있는지도 확인해 달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시흥경찰서는 부서장에게 '직무교육'을 실시하고, 담당자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문' 조치했다고 회신했다.
감사원은 지난 6월 25일 경찰의 수사업무에 관한 사항은 감사 범위에 포함되지 않고, 국민권익위원회와 경찰청의 민원 이송에서도 구체적인 위법·부당 사항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로 민원을 종결했다.
이후 다른 경로로 접수된 같은 취지의 민원에 대해서도 감사원은 지난 8월 14일 기존과 같은 취지로 회신했다.
일각에서는 감사원이 민원 내용에 포함된 세부 항목별 판단과 기록 정정 가능 여부, 후속 구제 절차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나 안내 없이 민원을 종결 처리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원인은 "권익위와 경찰청은 민원을 최초 조사한 시흥경찰서로 내려보냈고, 감사원은 수사업무라는 이유로 종결했다"며 "경찰 기록이 사실관계와 맞지 않고 이와 다른 법원 판단까지 나왔는데도 어느 기관도 이를 실질적으로 검증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또다시 답변 없이 민원을 종결할 경우 국민은 어디에 호소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 달라"고 요청했지만 아무런 안내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오는 10월 2일 시행되는 개정 형사소송법은 검사가 송치 사건을 직접 보완수사할 수 있도록 한 법적 근거를 삭제하는 대신 사법경찰관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 사유와 이행·결과 통보, 기간 연장 절차를 구체화했다.
수사의 주체가 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되는 만큼 경찰이 증거와 수사기록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관리해야 할 책임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기록의 오류 가능성을 스스로 검증하고 바로잡지 못한다면 경찰의 수사종결권은 물론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시정조치 요구·재수사 요구 제도가 공정하고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질 수밖에 없다.
감사원법 등 관련 규정에 따르면 "정부조직법 및 그 밖의 법률에 따라 설치된 행정기관에 소속된 공무원의 직무에 대해 감찰할 수 있다"며 "행정기관 등의 사무와 그 소속 공무원 등의 직무 및 이와 관련된 행위에 대해 조사·평가 등의 방법으로 법령상·제도상 또는 행정상의 모순이나 문제점을 적출해 이를 시정·개선하기 위한 행정사무감찰과 공무원 등의 위법·부당행위를 적발해 이를 바로잡기 위한 대인감찰을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행정기관의 장은 민원인이 동일한 내용의 고충민원을 다시 제출한 경우에는 감사부서 등으로 하여금 이를 조사하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통상적인 업무처리 규정에 따라 처리했다"며 "국민권익위원회와 경찰청 등 관련 부처에 민원을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의 행정적인 문제가 있더라도 경찰과 검찰의 수사 관련 업무에 대해서는 감사를 진행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지난 7월 7일 국민신문고 민원 처리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민원에 대해 '고소·고발장을 제출해야 사건 검토가 가능하다'고 답변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