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미래신문=민경호 기자) 국민이 매일 마시는 수돗물은 가장 기본적인 공공재이자 국가가 책임져야 할 안전 영역이다. 그러나 최근 상수도관 납품 과정의 품질관리 기록을 두고 조달청이 ‘관련 자료가 없다’는 취지로 답변하면서 공공조달 시스템 전반의 관리 실태에 강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본보는 평택시 상수관 납품을 둘러싼 민원과 조달청 답변을 토대로, 식수 안전과 맞달아 있는 조달 물자의 인증부터 검수·기록 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이 실제로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 3부에 걸쳐 꼼꼼하게 파헤쳐 본다. <편집자 주>
연재순서
①‘상수도관 품질기록 부존재’... 국민 식수 안전 구멍 드러나
②검수했나, 서류만 꾸몄나... 납품 의혹, 책임 추궁 불가피
③상수도관 검수 기록 없다면... 법적 책임은 어디까지
본보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평택시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발주한 상수도관과 관련해 실제 납품 제품이 위생안전기준 인증을 충족했는지, 주문 제품과 인증번호·제조일자 등이 제대로 대조됐는지, 또 이를 토대로 검수와 대금 지급이 적법하게 이뤄졌는지에 대해 조달청의 직접 조사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조달청은 지난 13일 "해당 제품의 검사·검수는 전문검사기관에서 실시하며, 검수 방법 및 수집된 자료는 수요기관에 문의하라"며 "조달청에는 관련 자료가 부존재한다"고 답변했다.
이 같은 조달청의 답변은 단순한 민원 안내를 넘어 국가 공공조달을 총괄하는 중앙기관이 사실상 핵심 책임을 수요기관에 떠넘기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상수도관과 같은 수도용 자재는 일반 공산품과 달리 국민이 마시는 물과 직접 맞닿는 제품으로 계약부터 납품, 검사, 검수, 품질 확보에 이르는 전 과정의 관리·감독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수도용 제품의 위생안전기준 충족 여부는 단순한 형식 요건이 아니라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핵심 안전장치다.
이 때문에 납품 현장에서는 ▶주문 제품과 실제 납품 제품이 일치하는지 ▶인증 여부와 인증번호, 제조일자 등이 맞는지 대조·확인하는 절차가 필수적이다.
문제는 이런 핵심 확인 절차가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다면, 검수가 실제로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할 방법 자체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나아가 검수 기록이 없다면 대금 지급의 적법성 역시 근거를 상실할 수밖에 없다.
관련 규정도 조달청의 품질관리 책임을 뒷받침하고 있다.
물품구매계약 품질관리 특수조건에 따르면 검사공무원이 구매계약서와 납품요구서에 따라 품질을 검사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조달청장은 조달물자의 품질 확보를 위해 제조현장이나 수요기관 납품 장소 등에서 품질점검을 실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제도상 권한과 책임은 살아 있는데 정작 조달청은 "자료가 없다"는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의혹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국민 식수 안전과 직결된 품질 확인 기록조차 중앙 조달기관이 즉시 확인하지 못한다면, 국가 조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조달청 답변의 핵심은 ▶실제로 품질 확인과 대조 절차가 이뤄졌는지 ▶검수·검사 등 품질관리를 실시했다면 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지 ▶반대로 기록이 없다면 그동안 검수와 대금 지급은 무엇을 근거로 진행됐는지의 궁금증으로 압축된다.
조달청의 이번 답변은 단순한 자료 부존재 통보에 그치지 않고 국가 조달 시스템의 관리 실태와 책임 구조에 대한 한계를 나타내고 있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