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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IB 기획][인터뷰] 권영성 청주대 교수, IB 선택은 수능 포기..."평가방식 전환부터 우선돼야"(下)

현직 교사도 'IB의 심화 내용 부담' 인식... 학생들도 '부담'
IB 선택하면 '수능 포기'... 반드시 인지하고 IB 학교 보내야
한국 교사 수준 매우 높아... 교사 노력 이어지는 환경 필요
우리 교육 평가는 '수능' 절대적... 평가방식 전환 우선돼야

(경인미래신문=민경호 기자) 권영성 청주대학교 교수는 대구에 거주하며,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자녀의 고등학교 진학에 관심이 있던 중 공교육에 국제바칼로레아를 도입한다는 선거공약과 기사 등을 접하고 IB(국제바칼로레아)를 살펴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일본 히로시마대학교에서 일본어 교육 전공으로 석·박사를 받은 권 교수는 IB가 교육혁신의 제도로 공교육에 전면 도입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아서 학부모 입장과 학문적 관심으로부터 논문으로 이어졌음을 강조했다.

 

 그는 1996년 일본으로 유학 가서 2003년 귀국 후, 부산대학교 한국민족문화연구소 등을 거쳐 2005년부터 청주대학교에 재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영성 교수는 "IB는 교육철학과 교육 방법적인 측면에서 바람직하고 장점이 많다"며 "일본의 IB 도입이 표면적으로 실패했다고 해서 무조건 반대하기보다는 일본의 도입 사례를 통해 그 추이를 지켜보자는 의미에서 완곡하게 썼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경인미래신문은 지난달 25일 진행된 권영성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감 없이 IB 이야기<上 'IB교육은 무엇인가', 下 'IB 선택은 수능 포기... 평가방식 전환부터 우선돼야'>를 2회에 걸쳐 지면에 담았다.<편집자 주>

 

 

▷현직 교사도 IB의 심화 내용 부담 인식... 학생들도 '부담'

 

권 교수는 "대구의 고등학교 물리 교사가 작성한 논문을 살펴봤다"며 "이 교사는 논문에서 IB 교육과정의 장점을 분석하고 이러한 방향성의 물리 교육이 필요함을 주장하지만, 한편으로 현재 한국의 물리학 교과서보다 학습량이 많고 심화한 내용을 다뤄 학생들에게 부담을 준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런데도 IBDP를 도입하는 학교가 증가하고 있다"며 "개별 교과(물리)의 IB를 다룬 이 논문을 통해서 IB 교육과정의 장점은 충분히 이해했지만 수업 내용이 어려워 학생들이 따라가기 어렵다는 모순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는 해당 논문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고등학교 국어 교사가 2020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국어교육학점 관점에서 IBDP의 공교육 도입의 타당성을 비판적 관점에서 바라보며 IBDP의 공교육 도입과 무관하게 우리의 국어 교육과정을 통해서도 서·논술형 시험의 여건과 유사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라며 IBDP의 전면적인 공교육 도입보다 서·논술형 시험을 위한 여건 조성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교육 현장의 의견도 있음"을 알렸다.

 

▷IB 선택하면 수능 포기해야... 반드시 인지하고 IB학교 보내야

 

권 교수는 "우리 아이가 IB 학교에 가겠다고 하면 학부모 입장에서는 보내고 싶다"며 "그러나 수능을 못 본다는 단점은 경우에 따라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 사실을 반드시 인지하고 아이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아이가 잘 적응하고 따라가서 디플로마(DP) 학위도 받고 희망하는 대학을 진학하면 좋은데 혹시라도 학습량(선행연구에서 지적하는 학습 부담을 고려할 때)을 못 따라가거나 중도에 포기하게 되면 다른 학교로 전학해야 한다"며 "아이의 재능을 키워주고 싶어도 이러한 점은 위험부담이 크다. 현재의 입시 환경 안에서 이러한 불완전한 IB 이수 제도를 보더라도 IB를 공교육에 전면 도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교사 수준 매우 높아... 교사 노력 이어지는 환경 필요

 

권영성 교수는 "한국의 교육청은 교사들에게 꾸준히 직무연수를 시키고 있다"며 "각 지역 홈페이지를 보더라도 교사들은 <플립러닝(Flipped Learning)-거꾸로 교실>, <PBL(Problem Based Learning)-문제기반학습>, <협동학습>, <토론・토의 학습>, <하브루타-문답식 수업>, <배움의 공동체> 등등의 주제로 연구모임·스터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미 교사들은 스스로 좋은 수업을 만들기 위한 꾸준한 실천과 노력은 물론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고 이에 대한 교육 현장의 실천사례 논문도 아주 많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러한 교사들의 좋은 수업을 위한 자발적 노력과 실천이 활성화되고 지속 가능할 수 있는 교육환경 개선과 제도적인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교육 평가는 '수능'이 절대적... 평가방식 전환 우선돼야

 

권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교육의 평가는 수능이 절대적이다"라며 "평가는 신뢰성과 공정성이 생명이다. 이 규칙이 깨지면 학교 교육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국가 교육정책, 혁신 교육, IB 교육, 고교학점제 등 이런 모든 제도의 궁극적인 목표는 학생 개개인의 다양한 역량과 자질 등을 키워주고자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평가방식의 전환이 우선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특히 대입의 평가 방법 등이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교육혁신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공교육에 급속한 IB 도입은 결국 교육 기회의 불평등이나 교육격차 심화 등으로 그 피해는 오롯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끝으로 권영성 교수는 "선진교육제도의 도입이 우선이 아니라 서·논술형 평가를 위한 평가 방법과 그러한 평가가 가능한 학교 현장의 교육환경 개선 등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순서의 중요성에 대해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물론 평가 방법의 개선을 위해서는 그 평가의 신뢰성과 공정성이 담보되어야 하므로 이러한 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향성의 교육정책 수립을 위해서는 '교사'를 포함한 교육전문가 집단의 숙고가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