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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IB 기획][인터뷰] 권영성 청주대 교수, "IB 교육은 무엇인가?"(上)

IB의 장점은 '비판적 사고와 탐구 학습'.. 스스로 답 찾아
일본 국제고 · 사립고 대다수, 일반 공립고 0.019% 불과
제주·대구 IB, '공교육 앞세웠지만, 불평등 조장' 등 논란 
공교육 목표, 교육격차 해소 및 교육질 향상 중심 이어야

(경인미래신문=민경호 기자) 권영성 청주대학교 교수는 대구에 거주하며,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자녀의 고등학교 진학에 관심이 있던 중 공교육에 국제바칼로레아를 도입한다는 선거공약과 기사 등을 접하고 IB(국제바칼로레아)를 살펴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일본 히로시마대학교에서 일본어 교육 전공으로 석·박사를 받은 권 교수는 IB가 교육혁신의 제도로 공교육에 전면 도입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아서 학부모 입장과 학문적 관심으로부터 논문으로 이어졌음을 강조했다.

 

그는 1996년 일본으로 유학 가서 2003년 귀국 후, 부산대학교 한국민족문화연구소 등을 거쳐 2005년부터 청주대학교에 재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영성 교수는 "IB는 교육철학과 교육 방법적인 측면에서 바람직하고 장점이 많다"며 "일본의 IB 도입이 표면적으로 실패했다고 해서 무조건 반대하기보다는 일본의 도입 사례를 통해 그 추이를 지켜보자는 의미에서 완곡하게 썼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경인미래신문은 지난달 25일 진행된 권영성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감 없이 IB 이야기<上 'IB교육은 무엇인가', 下 'IB 선택은 수능 포기... 평가방식 전환부터 우선돼야'>를 2회에 걸쳐 지면에 담았다.<편집자 주>

 

 

▷IB의 장점은 '비판적 사고와 탐구 학습'


권영성 교수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지도한지 20여 년이 됐다. 학생들에게 교수의 말을 100% 믿지 말라 틀릴 수 있다"며 "비판적 사고와 능동적인 자세로 공부(탐구)를 해봐라 그게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더욱 필요한 학습 방법이라고 재차 강조했지만, 학생들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권 교수는 "십여 년 전부터 서서히 관심을 가지고 비판적 사고를 토대로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주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강의를 시도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기자회견 영상을 보여주며 자신의 소신을 이어 갔다.

 

그 영상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 기자에게 질문을 받겠다며 여러 차례 기회를 줬지만 결국 중국 기자가 마이크를 잡아 질문한 모습이 담겨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 기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또다시 한국 기자에게 질문을 요청했지만 결국 아무도 응하지 않는 영상이었다.

 

권 교수는 "한국은 내신성적이 시작되는 중학교 때부터 지식의 전달이 일방적으로 전달되고 학생들은 특별한 생각 없이 받아 적고 답안지도 그 내용을 그대로 써서 제출한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그는 한국의 국무회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여주며 "단편적인 모습이지만, 국무의원들이 받아 적기 바쁜 모습"이라며 "미국의 국무회의는 받아 적기보다는 서로의 의견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는 것 같은 모습이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권영성 교수는 "IB의 장점은 바로 이렇게 서로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비판적 사고를 토대로 탐구하고 토론할 수 있는 것"이라며 "결국 교육은 학생이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IB 학습의 기본은 개념이해로부터

 

권 교수는 "대부분 사람은 IB는 기계적인 반복과 암기의 교육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교재를 살펴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며 "IB도 객관식 평가를 한다. 스탠다드 레벨은 45분 동안 30문제, 하이 레벨은 60분 동안 40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IB의 오해와 진실에 관해 이야기했다.

 

결국 IB도 서술형, 논술형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기본개념을 암기와 반복으로 익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의 교육은 암기와 반복만 하고 끝나는 경우가 있는데 IB는 한발 더 나아간다"며 "기본개념을 익히고 그걸 토대로 탐구하는 걸 배우는 거다. IB의 교육은 학생들의 다양한 생각은 다 맞는다고 보고 수업을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국제고·사립고 대다수, 일반 공립고 0.019% 불과

 

권영성 교수는 "일본이 국가정책으로 IB를 200개 학교에 도입을 목표로 세웠지만 성공했다고 보기에는 너무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며 "고등과정인 DP 운영학교의 경우만 보더라도 학비가 많이 드는 국제고, 유명 사립고 등이 적지 않으며 일반고등학교의 도입은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을 정치적 의도로 이끌고 가겠다는 생각은 성공보다는 그 방향성이 왜곡될 소지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일본의 IB 도입 이후, 일본어 DP 교육을 받은 일반 공립고 학생들의 'IB' 이수자는 결국 0.019%에 머무른 데는 예산이 발목을 잡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와 대구의 'IB 현황'


권 교수는 제주와 대구의 IB 도입에 대해 "제주는 최초에 초·중·고 1개 학교씩 IB 과정을 도입했다"며 "이들 학교의 입학생은 전원 IB 이수를 목적으로 지원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제주는 고등학교 한 곳이 인증(IB World School)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구는 3개의 고등학교는 학급 단위로 인증을 받았다"라며 "문제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일본처럼 한 학교에서 DP 이수를 목적으로 지원을 한 소수의 학생만 특혜를 받는 모양새가 됐다. 공교육을 앞세웠지만 불평등을 조장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권영성 교수는 "공교육은 사교육과 달리 사회적·환경적 배경의 차이에 따른 기회 불평등에서 비롯된 교육격차를 해소함과 동시에 교육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방향성의 교육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공교육이 하향 평준화를 목적으로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잘하는 학생은 더욱 잘할 수 있도록 유도하지 못하는 학생은 더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